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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오필리아 - 존 에버렛 밀레이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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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시대를 초월한 걸작으로, 그중에서도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이 작품 속 비운의 여주인공, 오필리아의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 주죠.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순간을 담아낸 한 폭의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존 에버렛 밀레이 경의 명작, **오필리아**입니다.

 

오필리아의 비극적 운명

 

오필리아는 『햄릿』에서 햄릿과 사랑에 빠진 인물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연인이 실수로 그녀의 아버지를 죽이면서, 그녀의 운명도 무너지고 맙니다. 깊은 슬픔에 빠진 오필리아는 결국 이성을 잃고,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이 안타까운 장면은 셰익스피어의 문학을 넘어, 한 폭의 그림 속에서 영원히 살아남았습니다.

 

밀레이와 오필리아, 170년을 뛰어넘은 감동

 

존 에버렛 밀레이 경은 **영국 라파엘전파(Raphaelite Brotherhood)**의 대표적인 화가로, 현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인 감성을 담은 작품을 많이 남겼습니다. 특히 **오필리아**는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 중 하나로 손꼽히며, 1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천재 화가 밀레이와 뮤즈, 리지 시달

 

밀레이는 어린 시절부터 비범한 재능을 보였어요. 불과 11살의 나이에 로열 아카데미에 최연소로 입학했죠. 이후 그는 뜻이 맞는 친구들과 라파엘전파 형제회를 만들어 새로운 예술을 탐구했습니다. 그러던 중, 길거리에서 모자를 팔던 **리지 시달(Lizzie Siddal)**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밀레이의 뮤즈가 되었고, <오필리아>의 모델로 참여하면서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림을 위한 헌신, 얼음물 속의 모델

 

밀레이는 『햄릿』 속 오필리아의 죽음을 누구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업실의 욕조에 물을 채우고, 리지 시달을 그 안에 눕힌 채 그림을 그렸습니다. 추위를 막기 위해 욕조 아래 촛불을 켜 두었지만, 작업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촛불이 꺼진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죠. 그 결과, 오랜 시간 차가운 물속에 있어야 했던 리지 시달은 오한과 고열로 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마무리: 영원히 기억될 작품

 

그토록 혼신의 힘을 다해 완성된 **<오필리아>**는 공개되자마자 극찬을 받았고, 밀레이는 영국을 대표하는 화가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그 아름다움과 비극성 덕분에,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비극적 운명 속에서도 한순간 찬란하게 피어났던 오필리아. 그리고 그녀를 영원한 예술로 남긴 밀레이. 우리는 이 그림을 통해, 삶과 죽음, 사랑과 슬픔이 담긴 한 편의 드라마를 만나게 됩니다.

 

감상포인트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에서 햄릿은 자신이 사랑하던 연인, 오필리아의 아버지 를 실수로 죽인다. 그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숙부라고 착각한 것이다. 연인의 손에 아버지가 죽자, 오필리아는 실성했고 결국 강에 빠져 죽는다.

 

존 에버렛 밀레이(1829~1896년)는 오필리아를 그리기 위해 '리지'라는 예명을 쓰는 모자가게 점원, 엘리자베스 시달을 모델로 삼았다.

그는 몸의 반이 물에 잠긴 효과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그녀를 그림 속 옷을 입은 채 물이 가득 담긴 욕 조에 들어가 눕게 했다.

 

이 일로 엘리자베스 시달은 독감에 걸려 거의 죽을 고비까 지 넘겨야 했다. 또 화가는 물가의 풀과 나무, 꽃 등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리려고 강가에 이젤을 세워놓고, 하루 11시간씩, 5개월여를 꼬박 고생했다. 그러나 막상 완성된 그림은 '배수로 잡초 사이의 오필리아' 등의 혹평에 시달려야 했다. 현재 이 그림은 거의 500억 원대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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