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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캠벨 수프 캔 - 앤디 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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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중심이 바뀌다

 

1950년대, 세계 미술의 흐름은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으로 이동했다.

미국에서는 추상 표현주의가 유행했지만, 대중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예술이었다. 캔버스 위에 무작위로 뿌려진 물감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최고의 미술관에 전시되는 것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의문을 가졌다.

 

"이게 왜 예술이지?" 그때, 한 젊은 예술가가 이 고민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상업 미술에서 팝아트로

 

앤디 워홀은 대학에서 전통 회화가 아닌 상업 미술을 전공했다.

광고, 포장 디자인 등 대중과 밀접한 분야에 더 큰 관심을 가졌던 그는 삽화가로 활동하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미술은 없을까?’라는 고민을 품었다.

 

어느 날, 친구가 던진 한마디가 그의 예술 세계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나 다 알만한 걸 그려보는 건 어때?

예를 들면… 캠벨 수프 같은 거 말이야!" 그 말이 끝나자마자, 워홀은 곧바로 슈퍼마켓으로 달려가 캠벨 수프 캔을 몇 개 사 왔다.

 

마트에서 미술관으로 – 혁신적인 전시

 

워홀은 마치 전단지처럼 단순한 형태로 캠벨 수프 캔을 그렸다.

그리고 이를 본 미국 LA의 페루스 갤러리는 그 자리에서 전시회를 계약했다.

워홀은 전시장을 마트처럼 꾸미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했다.

작품 32점을 마트 진열대처럼 배치했다.

 

전시장 입구에는 쇼핑 카트를 놓아 관람객이 마치 장을 보러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전통적인 미술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형태의 전시였다.

 

대중이 열광한 팝아트

 

이 전시를 두고 평론가들과 기존 화가들은 혹평을 쏟아냈다.

"이게 예술이야?"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젊은 예술가들과 대중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워홀의 팝아트에 열광했고, 그의 작품 스타일은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

 

워홀의 팝아트는 미국 전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새로운 예술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미술관에 들어간 캠벨 수프 캔

 

워홀의 <캠벨 수프 캔>은 1987년 뉴욕 현대 미술관(MoMA)의 소장품이 되었다.

하지만 같은 해, 워홀은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작품을 전시하려던 미술관은 한 가지 난관에 부딪혔다.

 

32개의 작품을 어떤 순서로 배치해야 할까?

결국, 미술관 측은 캠벨 수프 회사에 연락했고, 출시된 순서대로 작품을 걸기로 했다.

 

얼핏 보면 모두 같은 수프 캔처럼 보이지만, 32개의 그림은 각각 다른 맛을 표현하고 있었다.

클램차우더, 치킨 누들, 양파 수프, 치즈 수프, 소고기 수프 등, 하나하나가 다른 개성을 지닌 작품이었다.

 

예술의 새로운 정의

 

앤디 워홀은 <캠벨 수프 캔>을 통해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예술은 꼭 난해해야 할까?

대중과 거리를 둔 고상한 것이어야 할까?

 

그의 대답은 명확했다.

"예술은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하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워홀은 미술을 특별한 사람들만의 영역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것으로 바꿔 놓았다.

그리고 그 변화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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